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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이란 무엇인가, 오래된 관행에 법이 뒤늦게 손을 내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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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이해하기

권리금이란 무엇인가,
관행이 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사전적 정의부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까지

2015년권리금 보호 규정 신설
3년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
7,000건+부동산 소송 수행

권리금이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가게 넘길 때 주고받는 돈" 정도로 대답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짧은 정의 안에는 수십 년에 걸친 상거래 관행의 역사와, 그 관행을 법이 뒤늦게 따라잡은 과정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권리금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영업상의 이점을 대가로 지급하는 금전"이라는 식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이 단어가 상가 임대차 현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법이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 상인들 사이의 관행에서부터였습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가진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 권리금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사전적 의미와 법적 의미가 같은지 궁금한 분
  • 권리금 관행이 언제부터 있었고, 왜 그렇게 오랫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는지 궁금한 분
  • 지금 권리금 문제로 임대인 또는 신규임차인과 갈등을 겪고 있어 근거 법령을 알고 싶은 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권리금이란 상가를 넘겨받는 신규임차인이 기존임차인에게 지급하는, 영업상 이점의 대가로서의 금전입니다. 이 거래는 법보다 훨씬 먼저 상인들 사이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고, 법은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제10조의4를 신설하면서야 비로소 이를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관행에서 통용되던 권리금과 법이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 범위는 완전히 같지 않다는 점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권리금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부터

국어사전에서 권리금은 대체로 "토지나 건물을 빌리는 사람이 앞서 빌렸던 사람에게 그 시설이나 영업상의 이익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돈"으로 풀이됩니다. 이 정의를 뜯어보면 세 가지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첫째는 지급하는 사람이 신규로 상가를 빌리는 사람이라는 점, 둘째는 받는 사람이 이전에 그 자리에서 영업하던 사람이라는 점, 셋째는 그 대가가 시설이나 영업상의 이익, 즉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가치라는 점입니다.

이 사전적 정의만 놓고 보면 권리금은 임대인과는 무관한, 순수하게 임차인들 사이의 거래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권리금은 원칙적으로 건물주인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돈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먼저 장사하던 임차인에게 다음 임차인이 지급하는 돈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원칙이 자주 흐트러졌습니다. 임대인이 직접 신규임차인에게 별도의 금전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의 권리금 수수 자체를 방해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사전적 정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문제들이 쌓여 갔습니다.

사전은 단어의 뜻을 알려줄 뿐, 그 단어를 둘러싼 이해관계까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권리금이 왜 임차인들 사이에서만 오가야 하는 돈인지, 임대인이 여기에 개입하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이해하려면 사전적 정의를 넘어 이 거래가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권리금"이라는 한자어 자체에도 힌트가 있다는 것입니다. 권리(權利)라는 단어는 문자 그대로 "권한이 있는 이익"을 뜻하고, 여기에 금전을 뜻하는 금(金)이 붙어 "권리에 대한 대가로서의 돈"이라는 의미를 이룹니다. 즉 권리금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미 이 돈이 물건값이 아니라 어떤 권한, 어떤 지위에 대한 대가라는 성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점이 권리금을 단순한 매매대금이나 임대료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부동산 매매는 물건 자체를 사고파는 것이지만, 권리금은 그 물건에 딸린 지위와 기회를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상거래 관행, 권리금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권리금이라는 관행이 정확히 언제 처음 생겼는지를 문서로 못박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상가 임대차가 활발해지고 도심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부터, 장사가 잘되는 자리를 넘겨받으려는 사람과 그 자리를 넘기려는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금전이 오가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는 것은 여러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특히 도심 상권이 확장되던 시기, 특정 자리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며 단골을 쌓아온 임차인이 그 자리를 떠날 때, 다음 임차인이 그 단골과 상권의 가치를 인정해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관행이 굳어졌습니다.

이 관행이 자리 잡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상가의 가치는 건물 자체의 가치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건물, 같은 평수라도 오랫동안 영업하며 단골을 확보한 자리와, 이제 막 문을 연 자리는 실제 영업 이익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이 차이,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업상의 이점을 화폐로 환산해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는 방식이 바로 권리금이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노력의 대가를 회수하는 수단이었고, 신규임차인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영업을 일구는 수고를 덜고 자리 잡힌 상권을 넘겨받는 대가였습니다.

문제는 이 관행이 순전히 임차인들 사이의 사적 거래로만 취급되었다는 점입니다. 법은 이 거래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임대인 역시 자신과 무관한 임차인들끼리의 거래로 여겼습니다. 그 결과 권리금은 수십 년간 계약서 없이, 혹은 아주 간단한 메모 수준의 문서로만 오가는 돈이 되었습니다. 액수가 작지 않은 돈임에도 법적 뒷받침이 없었다는 점에서, 권리금은 오랫동안 "관행은 있지만 법은 없는" 애매한 위치에 머물렀습니다.

이런 관행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시절의 상거래 질서도 한몫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관계가 비교적 장기적이고 신뢰에 기반했던 시기에는, 권리금을 둘러싼 갈등이 상대적으로 드물었고 설령 갈등이 생기더라도 지역 상인회나 당사자 간 합의로 조용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상권의 이동이 빨라지고, 임대인이 자주 바뀌거나 대형 자본이 상가를 매입해 임대 조건을 크게 바꾸는 일이 늘어나면서, 예전 같은 신뢰 기반의 해결 방식은 점점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관행만으로 버티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입니다.

권리금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수십 년

권리금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시기에 가장 자주 벌어진 문제는 임대인의 개입이었습니다. 임차인이 어렵게 신규임차인을 구해 권리금 계약을 진행하려는 시점에, 임대인이 직접 신규임차인에게 접근해 자신에게도 별도의 금전을 요구하거나, 아예 임대인이 원하는 사람에게 상가를 넘기겠다며 기존임차인의 권리금 거래를 무산시키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임차인은 법적으로 호소할 근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권리금이라는 개념 자체가 법조문에 없었기 때문에, 임대인의 이런 행위를 막을 직접적인 법적 수단이 없었던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갈 무렵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거나 재건축을 이유로 임차인을 내보내면서, 임차인이 쌓아온 권리금 가치를 회수할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경우였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그동안 투자한 시설비와 쌓아온 단골, 즉 권리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가치를 고스란히 잃는 셈이었지만, 이를 보상받을 법적 근거가 없었습니다. 법원에 호소해도 권리금이라는 개념 자체를 뒷받침할 조문이 없어 구제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각지대가 오래 지속된 데에는 권리금 거래를 법이 다루기 어려운 성격의 거래로 여겼던 사정도 있습니다. 권리금은 부동산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영업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는 거래였기 때문에, 그 금액이 적정한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법이 일일이 따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당사자들이 알아서 정하는 사적 영역"으로 남겨두는 쪽이 법 제도 운용상 더 간단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 임차인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택한 방법은 대개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권리금 계약서를 최대한 자세히 써서 스스로 증거를 남기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임대인과의 관계를 최대한 원만하게 유지해 갈등 자체를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방법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계약서를 잘 써도 임대인의 방해 행위 자체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었고,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려는 노력도 임대인이 마음을 바꾸면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메울 수 없는 공백이 있었고, 이 공백을 메우는 일은 결국 입법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2015년 이전 — 관행만 있던 시절

  • 권리금 개념 자체가 법조문에 없음
  • 임대인의 방해 행위를 막을 근거 부재
  • 분쟁은 순수 사적 합의로만 해결
  • 임차인이 권리금을 지키기 어려움

2015년 이후 — 법이 개입한 시절

  •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신설
  • 임대인의 4가지 방해 행위 유형화
  • 손해배상 청구 근거 마련
  • 회수기회 보호 기간 명시(만료 6개월 전~)

그렇다면 왜 법은 이렇게 뒤늦게 움직였을까

법이 권리금을 다루기 시작한 배경에는 오랫동안 쌓여온 임차인들의 피해 사례와, 이를 더 이상 사적 영역으로만 둘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도심 상권이 발달하고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영업해 온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임대인의 일방적인 요구로 권리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자리를 비워야 하는 사례가 사회적으로 부각되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언론과 여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알려지면서, 임차인이 투자한 가치를 회수할 최소한의 기회는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가 임대차 시장 자체의 구조적 문제도 법 개정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임대인은 건물이라는 고정 자산을 소유한 채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마다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우위에 있는 반면, 임차인은 그 자리에서 쌓아온 영업 가치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다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자리를 옮기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단골과 상권의 가치는 사라지기 때문에, 임차인은 협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불균형을 법이 어느 정도 보정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논의 끝에 입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2015년 5월 13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제10조의4가 신설되면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처음으로 법 체계 안에 들어왔습니다. 이 조문은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 만료 무렵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정했습니다. 관행으로만 존재하던 권리금이 처음으로 법의 이름을 얻은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이 조문 하나로 그동안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이후로도 판례를 통해 보호 범위가 조금씩 구체화되는 과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법이 권리금이라는 금전 자체를 보장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법이 "임차인은 얼마의 권리금을 반드시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정했다면, 그 금액을 누가 어떻게 정하고 누가 지급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훨씬 복잡한 논쟁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대신 법은 "임차인이 스스로 구한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기회를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권리금 자체가 아니라 그 기회를 보호하는 이 방식은, 권리금이 원래 임차인들 사이의 사적 거래라는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임대인의 부당한 개입만 차단하는 절충안이었던 셈입니다. 이 설계 방식을 이해하면 왜 법이 권리금 액수를 직접 정하지 않는지, 왜 청구의 대상이 항상 임대인이 되는지가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권리금이 법이 되기까지, 흐름으로 보기

관행기

상권 형성과 함께 자연 발생

도심 상권이 커지면서 자리의 가치를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는 관행이 굳어짐

사각지대

법조문 없이 방치된 수십 년

임대인의 개입과 방해를 막을 근거가 없어 임차인 피해 사례가 누적됨

2015.05

제10조의4 신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처음 도입됨

2019.05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2017다225312 판결로 임대차 10년 초과 시에도 보호 규정이 적용됨을 확인

현재

보호와 한계가 공존

보호 범위는 넓어졌지만 여전히 예외와 사각지대가 남아 있음

권리금의 법적 정의, 제10조의4는 무엇을 담고 있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권리금을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는 사전적 정의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시설과 비품 같은 유형의 가치뿐 아니라, 거래처와 신용, 영업 노하우, 자리의 이점 같은 무형의 가치까지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이 정한 핵심은 임대인의 방해 행위입니다. 법은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의 기간 동안, 임대인이 다음 네 가지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 기존임차인이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 신규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그리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입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도 법이 명확히 정하고 있습니다.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감정평가로 산정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는 법이 임차인의 손해를 무제한으로 보상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했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배상하도록 균형을 맞춘 것입니다. 또한 이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보호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임차인이 차임을 3기 이상 연체한 경우,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의 자력이나 임차인으로서의 자질을 정당하게 판단해 거절한 경우, 임대차 목적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임대인의 행위가 방해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법적 정의는 이처럼 보호의 범위와 함께 그 한계도 함께 정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행상 권리금과 법이 정한 권리금, 어디가 다를까

가장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권리금을 임대인에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관행에서든 법에서든 권리금은 원칙적으로 신규임차인이 기존임차인에게 지급하는 돈입니다. 임대인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권리금 자체가 아니라,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을 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배상입니다. 이 방향을 혼동하면 청구의 상대방부터 잘못 잡게 되므로, 권리금이란 개념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부분입니다.

흔한 오해 "권리금을 못 받게 됐으니 건물주한테 권리금을 달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실제로는 다릅니다 — 권리금은 신규임차인에게 받는 돈이고, 임대인에게는 권리금 자체가 아니라 회수를 방해한 데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두 청구는 법적 성격도, 금액 산정 방식도 다릅니다.

또 다른 차이는 보호의 시점입니다. 관행에서는 권리금 거래가 임대차 기간과 상관없이 임차인들 사이의 합의만 있으면 언제든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반면 법이 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라는 특정 기간에만 적용됩니다. 이 기간을 벗어난 시점에 발생한 임대인의 방해 행위는 법이 정한 보호 규정을 직접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관행은 시점의 제약이 없었지만, 법은 명확한 기간을 정해 그 안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셈입니다.

세 번째 차이는 증명의 문제입니다. 관행에서는 권리금이 오갔다는 사실과 그 금액을 당사자들끼리의 신뢰와 구두 약속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신규임차인과 실제로 얼마의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는지, 임대인의 어떤 행위가 그 합의를 방해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즉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관행처럼 구두로만 넘어가서는 안 되고, 계약서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남겨두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 차이는 금액을 정하는 방식입니다. 관행에서는 권리금 액수를 당사자들이 협상으로 자유롭게 정했고, 그 금액이 시세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따로 검증할 절차가 없었습니다. 반면 법이 정한 손해배상 청구 단계에서는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이 별도로 평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관행에서는 당사자의 합의가 곧 시장가격이었다면, 법의 영역에서는 그 합의가 객관적인 감정 결과와 비교되어 더 낮은 쪽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른 채 "계약서에 적힌 금액을 다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면, 실제 소송 결과와 기대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습니다.

권리금의 종류 — 같은 이름, 다른 성격의 세 가지 가치

실무에서는 권리금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부릅니다. 각각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서 이해하면 권리금이라는 개념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바닥권리금

상권과 입지 자체의 가치. 유동인구, 접근성 등 자리 고유의 가치에 대한 대가

영업권리금

단골 고객, 거래처, 영업 노하우처럼 그 사람이 쌓아온 무형의 영업 가치

시설권리금

인테리어, 집기, 설비 등 물리적으로 설치된 시설물에 대한 감가 반영 대가

이 세 가지가 뒤섞여 구분 없이 "권리금 얼마"라는 하나의 숫자로만 오가는 경우가 실무 현장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많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법적 정의에서 확인했듯 유형의 가치와 무형의 가치가 모두 권리금의 범위에 함께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 두는 것은 단순히 이론적인 분류가 아니라 나중에 손해배상 금액을 산정하거나 감정평가를 받을 때 실질적으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세 가지 권리금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리면, 정작 다툼이 생겼을 때 어느 부분이 정당한 대가였는지를 가려내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시설물에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 권리금 총액에서 시설권리금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면 그 하자에 상응하는 감액 폭을 산정하는 일부터 난항을 겪게 되고, 영업권리금과 바닥권리금이 뒤섞여 있으면 자리를 떠난 임차인의 개인적 영업 노하우와 그 자리 자체가 가진 입지 가치를 구분하는 일도 어려워집니다.

법이 생긴 지금도 남아 있는 관행과 법의 간극

2015년 법 개정 이후에도 관행과 법 사이의 간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신축 건물이나 재건축을 앞둔 상가는 여전히 권리금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습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로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도 법 위반으로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이유로 든 임대인의 거절은 여전히 임차인이 다투기 까다로운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차임 연체가 있는 임차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3기 이상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법이 정한 보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데, 이는 관행상으로는 여전히 권리금 거래가 가능했던 상황이라도 법적으로는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밀린 차임을 나중에 모두 갚았다 하더라도, 3기 연체라는 사실 자체가 남아 있으면 법적 보호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권리금 액수 자체를 둘러싼 다툼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법은 손해배상의 상한을 신규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감정 권리금 중 낮은 금액으로 정하고 있지만, 애초에 신규임차인과 얼마에 합의했는지, 그 감정이 정확한지를 둘러싼 다툼은 사건마다 다르게 전개됩니다. 법이 틀을 만들었다고 해서 개별 사건의 모든 다툼이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국 권리금이란 개념은 법이 정리한 이후에도, 여전히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야 하는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간극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왜 권리금 문제에서 계약서와 증빙 자료가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법이 큰 틀에서 임차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리되었다고 해도, 그 보호를 실제로 받아내는 것은 결국 개별 사건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를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관행이 법이 되었다고 해서 임차인이 아무 준비 없이도 저절로 보호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 이것이 권리금이라는 개념의 역사가 지금 시점의 임차인에게 주는 실질적인 교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 권리금과 관련해 발생하는 세금 문제(기타소득 신고, 부가가치세 처리 등)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글에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처리는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권리금은 법적으로 반드시 받을 수 있는 돈인가요?

권리금 자체를 법이 강제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권리금은 신규임차인과 기존임차인 사이의 합의로 정해지는 사적 거래의 대가입니다. 다만 법은 그 거래가 임대인의 부당한 개입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회수기회를 보호하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권리금을 받을 권리 자체보다는, 권리금을 받을 기회를 방해받지 않을 권리에 가깝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권리금이란 말은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나요?

정확한 최초 사용 시점을 문서로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도심 상권이 형성되고 상가 임대차가 활발해지던 시기부터 상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법이 이 단어를 공식적으로 정의한 것은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가 신설되면서부터이며, 그 전까지는 오랫동안 관행상의 용어로만 쓰였습니다.

Q. 권리금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나요?

네, 있습니다. 임차인이 차임을 3기 이상 연체한 경우,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의 보증금 지급 능력 등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거절한 경우, 임대인이 목적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임대인의 행위가 법이 금지하는 방해 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상황이 이런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넘으면 권리금 보호를 못 받나요?

과거에는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넘으면 계약갱신요구권 자체가 소멸해 권리금 보호도 받지 못한다는 해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9년 5월 전원합의체 판결(2017다225312)을 통해,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초과하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은 별도로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서로 다른 제도이며, 오래 영업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금 보호에서 자동으로 배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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