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반환 의무,
해제 뒤 원상회복·이자·동시이행으로 정산합니다
장사가 안 돼 돌려달라는 말이 나올 때, 상가법이 아니라 민법의 해제 효과 조문으로 정산 순서를 잡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 글이 답이 됩니다
- 가게를 인수했는데 장사가 안 돼서 이미 낸 권리금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 신규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어디까지 돌려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계약서에 반환 조항이 있기는 한데, 해제와 반환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헷갈립니다.
- 시설과 영업 자료를 이미 넘겨받았는데, 돈만 돌려받으면 끝나는지 궁금합니다.
- 해제 통지를 보내려는데 어떤 순서로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정리하고 싶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는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낸 권리금을 돌려주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권리금 반환 의무는 권리금 계약서에 반환 조항이 있거나, 계약상 또는 법률상 해제권이 생겨 실제로 계약이 해제되었을 때 비로소 문제 됩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양쪽 모두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의 의무를 지고, 돌려줄 돈에는 그 받은 날부터 이자를 붙여야 합니다(민법 제548조). 이 원상회복은 서로 동시에 이행하는 관계로 다뤄지며(제549조), 해제와 별개로 손해배상도 따로 다툴 수 있습니다(제551조).
다만 영업 부진 자체가 해제 사유가 되는지, 사용한 기간의 이익과 시설 소모를 얼마나 정산하는지는 계약 내용과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권리금 반환 의무는 언제 생기나요?
권리금 이야기를 하다 보면 '권리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없다'로 곧장 결론부터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반환 의무를 따지기 전에 먼저 정리할 것은 누가 누구에게 낸 돈이냐는 점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 제10조의3 제2항은 권리금 계약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라고 정의합니다. 가게를 넘겨받는 사람이 넘겨주는 임차인에게 내는 돈이 권리금 계약의 기본 구도입니다.
이 조문은 권리금 계약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정의 조문입니다. 영업이 기대만큼 되지 않았을 때 낸 돈을 돌려받는다거나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고, 상가법의 다른 조문에서도 그런 취지의 반환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권리금을 돌려주고받는 문제는 상가법이 아니라 당사자가 맺은 계약과 민법의 계약 해제 규정으로 풀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환 의무가 생기는 길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계약서에 일정한 조건이 되면 권리금을 돌려준다는 반환 조항을 넣어 둔 경우, 둘째는 이행지체처럼 민법이나 계약이 정한 해제권이 생겨 계약을 해제한 경우, 셋째는 분쟁이 커지기 전에 당사자가 합의로 돌려주기로 정한 경우입니다. 어느 갈래인지에 따라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계약서 반환 조항
조항에 적힌 조건이 실제로 갖춰졌는지, 조건이 성취된 시점과 반환 범위·기한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해석이 갈립니다.
민법상 해제권
이행지체 등으로 해제권이 생겼는지, 최고와 해제 의사표시를 제대로 했는지가 쟁점입니다.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므로 보내기 전에는 계약이 그대로 있습니다.
당사자 합의
합의서에 돌려줄 금전, 시기, 돌려줄 시설 목록, 이자를 붙일지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나중에 다시 다투는 일이 줄어듭니다.
한 가지 더 짚어 둘 점은 임대인과의 관계입니다. 임대인이 권리금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 해제와 반환의 상대방도 아닙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는 등 방해행위를 해서 권리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대인에게는 반환 청구가 아니라 상가법 제10조의4 제3항에 따른 손해배상이 문제 됩니다.
신규임차인에게서 받은 권리금을 돌려주는 줄기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묻는 줄기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두 가지를 섞어 생각하면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부터 흔들리므로, 이 글에서는 신규임차인과 기존 임차인 사이의 해제와 정산에 집중합니다.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인수한 가게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이럴 줄 알았으면 권리금을 내지 않았다, 돌려달라'입니다. 마음은 이해되지만 법적으로는 두 가지를 나누어 봐야 합니다. 하나는 영업이 부진하다는 사정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정이 계약서의 반환 조항이나 해제 사유로 연결되는지입니다. 앞의 사정만으로 상가법상 반환 청구권이 생기지는 않고, 뒤의 연결이 성립하는지는 계약의 내용과 사정에 따라 달라지며 판례의 영역이라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오가는 세 가지 말을 놓고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신규임차인 "장사가 안 되니 낸 권리금은 돌려주세요."
판정 상가법에는 이런 취지의 반환 규정이 없습니다. 계약서의 반환 조항이나 민법상 해제권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영업 부진이 해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내용과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존 임차인 "가게를 넘겼으니 끝난 일이고, 한 푼도 못 돌려줍니다."
판정 해제의 요건이 갖춰져 계약이 해제되었다면 각 당사자는 원상회복의 의무를 집니다(민법 제548조 제1항). 반환하지 않기로 한 특약이 있더라도 그 효력과 범위는 별개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 "그 돈은 건물주에게 받아내세요."
판정 임대인은 권리금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해제와 반환의 상대방이 아닙니다. 임대인에 대한 청구는 방해행위가 있을 때의 손해배상(상가법 제10조의4 제3항)으로, 줄기가 다릅니다.
세 가지 말에 공통으로 보이는 문제는 감정이 먼저 나가고 근거가 뒤따른다는 점입니다. 권리금 반환 의무 문제는 '억울하다'가 아니라 '어떤 조항, 어떤 해제권에 기대는가'로 시작해야 합니다. 근거를 정하고 나면 그에 맞는 자료, 즉 계약서와 별지, 입금 내역, 인수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 시설 목록을 모으게 됩니다.
반환 요구를 받은 기존 임차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돌려줄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상대방이 내세우는 근거가 계약서 조항인지 해제권인지부터 되묻고 그 요건이 실제로 갖춰졌는지 따져 보아야 합니다. 반대로 해제가 유효하다면 모른 척 버티는 것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서로 주고받은 말이 문자나 메시지로 남아 있는지가 이후 정산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권리금 계약을 해제하려면 어떤 순서로 하나요?
이 글의 중심은 해제의 효과, 곧 해제한 뒤의 정산이므로 해제 요건은 핵심만 짚겠습니다. 민법 제543조 제1항은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따라 당사자 일방이나 쌍방에게 해제의 권리가 있는 때 그 해제를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그 의사표시를 철회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해제는 보내고 나면 되돌릴 수 없으므로 근거와 문구를 확정한 뒤에 보내야 합니다.
상대방이 약속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544조가 적용됩니다. 상대방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를 요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약속한 시설이나 영업 관련 자료의 인도가 이뤄지지 않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1
해제권의 근거를 문서로 고정
계약서의 반환·해제 조항과 별지, 민법상 해제 사유 가운데 무엇에 기대는지 한 장으로 정리합니다. 근거가 둘 이상이면 모두 적어 두되 주된 근거를 정해 둡니다.
- 2
필요하면 이행 최고
이행지체가 근거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하라고 서면으로 최고합니다. 기간은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길이로 잡아야 다툼이 줄어듭니다.
- 3
해제 의사표시를 서면으로 통지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이고 철회하지 못합니다.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11조 제1항), 내용증명처럼 도달 시점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씁니다.
- 4
돌려줄 목록과 일정 정리
해제 통지와 함께 또는 직후에 서로 돌려줄 금전, 시설, 자료의 목록과 이행 장소·시기를 제시합니다. 목록이 구체적일수록 동시이행 단계에서 다툼이 줄어듭니다.
당사자 한쪽 또는 양쪽이 여러 명이면 민법 제547조 제1항에 따라 해제는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합니다. 공동으로 가게를 운영하던 두 사람이 함께 권리금을 받았거나 신규임차인이 공동사업자라면, 해제 통지의 발신인과 수신인에서 누군가를 빠뜨리지 않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만 빠져도 해제의 효력을 다투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해제하면 권리금은 어떻게 돌려주나요? 원상회복의 구조
해제의 효과를 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 각 당사자가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고 정합니다. 눈여겨볼 단어는 '각 당사자'입니다. 돈을 낸 신규임차인만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양쪽이 모두 받은 것을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권리금 계약은 신규임차인이 권리금을 내고 그 대가로 점포의 시설과 비품, 거래처 정보 같은 영업 관련 자료를 넘겨받는 모양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제되면 기존 임차인은 받은 권리금을 돌려주고, 신규임차인은 넘겨받은 것을 돌려주는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무엇이 실제로 넘어갔는지가 정산의 출발점이라, 계약서에 붙은 시설 목록과 인수인계 확인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임차인이 돌려줄 것
- 받은 권리금 전부 또는 해제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
- 그 받은 날부터 붙는 이자(민법 제548조 제2항)
- 나누어 받았다면 입금일별로 구분한 내역
- 계약서에 부가 비용도 돌려주기로 정했다면 그 항목
신규임차인이 돌려줄 것
- 넘겨받은 시설·비품(인수 목록 기준)
- 거래처 목록, 운영 자료 같은 영업 관련 자료
- 사용하는 동안 생긴 파손·소모는 정산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범위는 사안별
- 열쇠·출입 수단 등 인수인계 때 받은 것
점포 자체는 조금 더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신규임차인이 점포를 쓰는 근거는 보통 임대인과 새로 맺은 임대차계약입니다. 권리금 계약의 해제가 그 임대차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계약 내용과 사정에 따라 달라 단정할 수 없고, 임대차 쪽의 보증금·차임·원상복구 정리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권리금 계약의 해제와 임대차계약은 별개 문서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각각의 근거를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는 원상회복이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예컨대 해제 전에 신규임차인이 시설 일부를 제삼자에게 넘겼거나 제삼자가 그 시설에 대해 권리를 얻었다면, 그 제삼자의 권리를 해치는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삼자가 보호되는지는 사안별로 달라지므로 단정하지 않고, 해제 전에 시설 처분이나 담보 설정이 있었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산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부분은 이미 영업하며 쓴 기간과 시설 소모입니다. 민법은 '원상회복'이라고만 정하고 사용 기간의 이익이나 감가를 어떻게 셈할지까지 문언으로 정해 두지 않아, 세부는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 판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인수 당시 시설 사진, 사용 기간 중 수리 내역, 반환 시점의 상태 사진을 남겨 두는 것이 정산 협상의 힘이 됩니다.
돌려줄 권리금에는 이자가 붙나요? 받은 날부터 계산합니다
민법 제548조 제2항은 해제로 반환할 금전에는 그 받은 날부터 이자를 붙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돈을 받은 날이 기준이어서, 해제를 한 날이나 반환을 요구한 날이 아니라 실제로 입금된 날부터 이자가 문제 됩니다. 권리금을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나누어 받았다면 입금일이 각각 달라 이자 기산일도 회차별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이 이자와 헷갈리기 쉬운 것이 이행을 늦춘 데 따른 지연손해금입니다. 확정한 기한이 있는 채무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불확정한 기한이 있으면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부터, 기한이 없으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깁니다(민법 제387조).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따르되 법령의 제한을 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따릅니다(제397조 제1항).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에 붙는 이자와 이행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은 근거 조문과 시작 시점이 다르므로, 청구서에 어느 줄기인지 구분해 적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율은 제548조 제2항에 숫자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먼저 계약서나 합의서에 이율 약정이 있는지 보고, 없다면 법정이율이 문제 됩니다. 민법 제379조는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을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연 5푼, 곧 연 5퍼센트로 정합니다. 소송 단계에서 금전 지급을 명하는 판결과 관련해 적용될 수 있는 특례 이율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어서 이 글에서는 숫자를 적지 않습니다. 어느 구간에 어느 이율이 적용되는지는 사안별이므로 계산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래 표는 해제 뒤 정산에서 챙길 항목을 한눈에 보기 위한 양식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돌려주는지, 근거가 되는 조문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다툼이 생기기 쉬운지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 정산 항목 | 돌려주는 쪽 | 근거 조문 | 다툼이 생기기 쉬운 지점 |
|---|---|---|---|
| 받은 권리금 | 권리금을 받은 사람 | 민법 제548조 제1항 | 몇 회차까지 얼마나 받았는지, 어느 범위가 해제 대상인지 |
| 받은 날부터의 이자 | 권리금을 받은 사람 | 민법 제548조 제2항 | 입금일 확정, 이율 약정 여부 |
| 넘겨받은 시설·비품 | 신규임차인 | 민법 제548조 제1항 | 인수 목록과 현재 상태, 파손·소모의 정산 |
| 영업 관련 자료 | 신규임차인 | 민법 제548조 제1항 | 자료 사본의 반환 또는 폐기 확인 |
| 제삼자가 얻은 권리 | 해당 없음 |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 | 해제 전 처분·담보 설정이 있었는지 |
| 손해배상 | 귀책이 있는 쪽 | 민법 제551조 | 별도의 귀책 사유와 손해 입증 |
표에서 보듯 해제 뒤 정산은 돈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항목이 얽힌 계산입니다. 항목마다 증거와 쟁점이 달라, 한 번에 뭉뚱그려 요구하기보다 항목별로 나누어 근거를 붙이면 상대방이 어디를 다투는지가 선명해집니다.
돌려주거나 돌려받은 돈의 세금 처리는 권리금의 성격, 지급 방식, 해제의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글에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반환과 이자 지급이 오가는 경우에는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고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권리금 반환 의무가 있다면 서로 돌려주는 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민법 제549조는 제536조의 규정을 원상회복의 경우에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해제로 생긴 서로의 원상회복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로 다뤄지는 구조입니다. 한쪽이 돌려주지 않는데 다른 쪽만 먼저 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내 쪽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536조 제1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신규임차인이 시설과 자료를 돌려줄 준비를 하지 않은 채 돈부터 달라고 하면, 기존 임차인은 상대방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반환을 거절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반대로 기존 임차인이 돈을 돌려줄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시설부터 가져가라고 하면 신규임차인도 같은 항변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누가 먼저 이행을 제공했는가'를 보여 주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반환 일시와 장소를 정해 서면으로 알리고, 입금 계좌를 통지하고, 시설을 돌려줄 날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두고, 상대방이 나오지 않으면 그 사실을 남기는 일련의 절차가 모두 증거가 됩니다. 이행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증명할 수 없으면 동시이행 항변을 하기도, 이를 깨뜨리기도 어려워집니다.
한쪽이 먼저 이행하기로 약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제536조 제2항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할 경우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제1항 본문과 같다고 정합니다. 먼저 이행하기로 한 쪽도 상대방이 이행할 수 없을 현저한 사정이 드러나면 자기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그런 사유가 있는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되므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시설은 돌려받았는데 영업 자료의 일부만 돌려받은 경우처럼 권리금 반환 의무의 이행이 일부에 그칠 때, 상대방이 반환을 어디까지 거절할 수 있는지는 미반환 부분의 비중과 계약의 성격에 따라 달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돌려줄 목록을 항목별로 나누고 어느 항목이 이행되었는지 표시해 두면, 남은 항목이 무엇인지 분명해져 협상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동시이행 항변은 의무를 면하는 면죄부가 아닙니다. 상대방이 적법하게 이행을 제공하면 더 이상 거절의 근거가 약해지고, 반환을 미룬 기간은 이자와 지연손해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산 일정을 잡을 때는 양쪽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서로 주고받는 방식을 먼저 제안해 보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해제했는데 손해까지 배상받을 수 있나요? 제551조의 의미
민법 제551조는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가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해제로 원상회복을 마쳤더라도 상대방의 귀책으로 생긴 손해가 있다면 별도로 청구할 여지가 남는다는 뜻입니다. 반환 정산과 손해배상은 서로를 대체하지 않고 나란히 놓이는 두 줄기입니다.
손해배상의 근거는 채무불이행입니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해제가 유효하다는 것과 상대방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은 따로 증명해야 하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반대로 해제를 당한 쪽이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누구에게 귀책이 있는지와 어떤 손해가 생겼는지를 차분히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임대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의 한도와 혼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가법 제10조의4 제3항은 임대인이 방해행위로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의 배상액을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이 한도는 임대인의 방해행위를 이유로 한 배상에 관한 규정이고, 신규임차인과 기존 임차인 사이의 해제 정산에 그대로 적용되는 조문이 아닙니다.
청구권의 기한도 줄기마다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상가법 제10조의4 제4항의 3년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권리가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 안에 행사되지 않으면 소멸한다는 규정입니다.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청구나 신규임차인과 기존 임차인 사이의 손해배상은 이 조문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162조 제1항이 10년으로 정하지만 청구권의 성격에 따라 시효 기산점과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일찍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환을 요구하거나 요구받기 전에 정리할 6가지
해제 뒤 정산은 시작하기 전에 준비한 만큼 결과가 달라집니다. 다음 여섯 가지를 요구하는 쪽과 요구받는 쪽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계약서와 별지 확인 반환·해제 조항, 시설 목록, 영업 자료 인계 범위를 한 번에 펼쳐 놓고 읽습니다. 조항이 서로 어긋나면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 입금 내역과 날짜 정리 계약금·중도금·잔금을 입금일별로 적어 둡니다. 이자의 시작 시점이 입금일이기 때문에 날짜 하나가 계산 결과를 바꿉니다.
- 돌려줄 목록 만들기 시설, 비품, 열쇠, 비밀번호, 거래처 자료를 항목별로 나열하고 사진을 곁들입니다. 목록에 없는 것은 나중에 다툼이 됩니다.
- 최고와 해제는 서면으로 이행 최고와 해제 통지는 도달 시점이 남는 방식으로 보냅니다. 해제 의사표시는 철회하지 못하므로 문구를 한 번 더 점검합니다.
- 이행 제공 기록 남기기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내가 이행을 제공했다는 증거를 남깁니다. 반환 일시 통지, 현장 사진, 상대방 불출석 기록이 모두 쓰입니다.
- 임대차 쪽 정리 따로 확인 임대인과 맺은 임대차의 보증금, 차임, 원상복구 문제는 권리금 정산과 별개로 점검하고, 세금 처리는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합니다.
여섯 가지를 정리하고 나면 상대방에게 보낼 문서의 뼈대가 거의 갖춰집니다. 혼자 정리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법도 권리금소송센터에 02-591-5657로 전화하셔서 계약서와 입금 내역 기준으로 어느 줄기부터 정리할지 상담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권리금 반환 의무가 있으면 임대인이 대신 돌려주나요?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권리금 계약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라(상가법 제10조의3 제2항), 해제와 반환의 상대방은 권리금 계약의 당사자입니다. 임대인이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면 돌려줄 의무를 지는 사람도 아닙니다.
임대인에게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은 방해행위로 권리금을 받지 못한 경우의 손해배상(제10조의4 제3항)입니다. 이 경우에도 반환이 아니라 배상이고, 상한 규정과 소멸시효가 따로 있습니다. 어느 쪽을 청구해야 하는지는 계약서와 경위를 보고 나누어 판단해야 합니다.
Q이미 가게를 쓴 기간만큼은 빼고 돌려줄 수 있나요?
가능한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548조 제1항은 원상회복의 의무를 정하지만 사용한 기간의 이익이나 시설의 감가를 어떻게 셈할지를 문언으로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 정산 방법이 적혀 있는지, 실제로 영업이 어느 기간 이루어졌는지, 시설이 얼마나 소모되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수 당시와 반환 시점의 시설 사진, 사용 기간 동안의 수리 내역, 매출 관련 자료를 모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상이든 소송이든 이 자료가 정산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감가를 이유로 일부를 공제하겠다고 주장하려면 그 근거 자료를 상대방에게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Q해제 통지를 보냈다가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 있나요?
민법 제543조 제2항은 해제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해제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해 효력이 생긴 뒤에는 일방적으로 거둘 수 없다는 뜻이므로, 보내기 전에 해제권의 근거와 문구를 충분히 점검해야 합니다.
해제 이후에도 당사자가 합의하여 계약을 다시 이어 가는 방법은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새 합의의 내용, 이미 오간 금전과 시설을 어떻게 다룰지를 서면으로 분명히 남겨 두어야 합니다. 구두로만 정리하면 나중에 서로 다른 기억으로 다시 다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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