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보증금 차이, 하나만 막힌
두 가지 사례로 갈리는 대응법
가게를 넘기고 나가려는데 보증금만, 혹은 권리금만 막혔다면 청구 상대와 절차부터 달라집니다.
가게를 정리하며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까지 받고 깔끔하게 나가려던 계획이, 보증금 아니면 권리금 둘 중 하나만 막히는 바람에 틀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래 항목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증금이 막혔을 때와 권리금이 막혔을 때는 청구 상대와 절차가 전혀 다릅니다. 보증금은 임대인에게 맡긴 돈이므로 임대차가 끝나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보고(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9조②), 돌려받지 못하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지키면서 임대인을 상대로 반환을 구하면 됩니다. 반면 권리금은 원래 임대인이 아니라 신규임차인에게 받기로 하는 돈이라서(제10조의3②), 임대인에게는 반환이 아니라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을 때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두 청구는 상대방, 근거 조문, 소멸시효가 모두 다르므로 하나만 막혔더라도 어느 쪽인지부터 정확히 구분해야 대응이 빨라집니다. 이것이 권리금 보증금 차이의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02-591-5657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만 막혔을 때와 권리금만 막혔을 때, 권리금 보증금 차이는 어디서 갈릴까
보증금과 권리금은 같은 임대차 계약 안에서 오가는 돈이지만 법적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보증금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동안 차임 연체나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해 임대인에게 맡겨두는 돈으로, 계약이 끝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액 돌려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 권리금은 임차인이 쌓아온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 노하우, 상권상의 이점 같은 유형·무형의 가치를 넘기는 대가로 받는 돈이어서 애초에 '돌려받는' 개념이 아니라 '넘기고 받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권리금 계약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으로 정의합니다(제10조의3②). 즉 권리금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아니라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에게서 받는 돈입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보증금처럼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달라고 요구하다가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임대인이 권리금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신규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주변 시세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면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이때도 임대인이 권리금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방해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결국 권리금 보증금 차이는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하는가'에서부터 갈립니다. 보증금이 막혔다면 상대는 임대인이고 청구 원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른 반환청구권이며, 권리금이 막혔다면 상대는 여전히 임대인이지만 청구 원인은 방해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입니다. 아래에서는 두 가지가 각각 하나씩만 막힌 두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순서를 비교합니다.
사례 A. 권리금은 받았는데 보증금만 막힌 경우
A씨는 3년간 운영하던 상가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임차인을 직접 구해 권리금 계약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신규임차인이 권리금을 전부 지급했고 임대인도 신규임차인과 새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정작 A씨가 임대인에게 맡겨둔 보증금이었습니다. 명도일이 지났는데도 임대인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보증금 반환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임대차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9조②은 임대차가 끝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즉 계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임차인의 지위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에 있는 임차인으로서 기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상태가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실제로 가게를 비우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건물을 인도하면서 대항요건을 잃으면 기존에 갖고 있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 활용하는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상가건물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6조①). 법원의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라 등기를 마치면 임차인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항력·우선변제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뒤에 건물을 비워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우선변제권은 유지됩니다(⑤). A씨처럼 신규임차인에게 가게를 넘겨주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쳐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차권등기까지 마쳤다면 그다음은 보증금 반환을 구체적으로 청구하는 단계입니다. 대법원 판결은 임대차가 끝난 뒤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목적물 인도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이는 어느 한쪽이 자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만 이행을 요구할 수 없다는 민법상 동시이행 항변권(제536조①)의 원리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쳐 인도의무 이행을 담보해 둔 다음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하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보증금반환채권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별도의 단기시효 규정이 없어 민법상 일반 채권과 같이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민법 제162조①). 뒤에서 살펴볼 권리금 손해배상채권의 3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방치할 이유는 없습니다. 임차권등기, 내용증명, 지급명령이나 소송 등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는 조치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 B. 보증금은 받았는데 권리금만 막힌 경우
B씨는 명도 과정에서 보증금은 임대인에게서 제때 돌려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오랫동안 공들여 구한 신규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이 임대인의 태도 때문에 틀어졌습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직접 별도의 금전을 요구했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①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네 가지 유형의 행위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신규임차인에게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막는 행위, 주변 시세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그리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입니다. B씨의 사례처럼 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했다면 이 중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임대인이 이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③). 다만 이때의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B씨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가 종료될 당시의 권리금 중 더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 계약 당시 금액을 전부 배상받는 것이 아니라 두 금액을 비교해 낮은 쪽이 상한이 된다는 점을 미리 알아 두어야 기대와 실제 결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④). 앞서 본 보증금반환채권의 10년과 달리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별도로 정한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우선 적용되는 것이므로, 보증금을 무사히 받았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권리금 쪽 시효를 넘기는 일이 없도록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것은 임차인 스스로의 의무입니다. 임차인은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보증금과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있는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해야 합니다(⑤). 이 의무를 소홀히 하면 오히려 임대인의 계약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평가될 여지가 생기므로, B씨와 같은 상황이라면 신규임차인에 관한 자료를 먼저 임대인에게 전달해 둔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임대인이 자주 대는 핑계, 실제로 어떻게 판단될까
권리금이나 보증금 지급을 미루면서 임대인이 내세우는 말에는 일정한 유형이 있습니다. 아래 네 가지는 실제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과 그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정리한 것입니다.
임대인 주장 ① "권리금은 원래 내가 주는 게 아니라 새 임차인이 알아서 챙겨야 하는 돈 아니냐, 나는 관여 안 한다."
판단 권리금 계약 자체가 신규임차인과 임차인 사이의 문제라는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거나 신규임차인에게 직접 금전을 요구하는 등으로 방해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과 실제로 '방해하지 않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임대인의 구체적인 행동이 방해행위 4유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임대인 주장 ② "보증금은 다음 임차인 보증금 받으면 그때 주겠다."
판단 보증금 반환의무는 임대차 종료와 목적물 인도라는 사유로 발생하는 것이지, 다음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는 것과는 법적으로 별개입니다. 임차인이 이미 목적물을 인도했거나 인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임대인의 자금 사정을 이유로 반환을 미루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임대인 주장 ③ "권리금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게 아니라, 조건이 안 맞아서 못 한 것뿐이다."
판단 정당한 사유가 있는 거절인지는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됩니다. 신규임차인이 보증금이나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됩니다. 반대로 이런 사유 없이 막연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더 좋은 조건을 원한다는 이유라면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임대인 주장 ④ "가게 상태가 안 좋아서 원상복구비 뺄 건데, 그것부터 정산하고 나머지를 주겠다."
판단 원상복구비 정산 주장 자체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금액과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채 반환 전체를 미루는 수단으로만 쓰인다면 문제가 됩니다. 정산이 필요한 항목과 금액을 서면으로 요구하고, 근거 없이 장기간 반환이 지연된다면 보증금이든 권리금이든 별도로 청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권리금 보증금 차이, 청구 상대·조문·시효 한눈에 비교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권리금 보증금 차이가 표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아래 표는 청구 상대, 근거 조문, 소멸시효, 절차의 성격을 정리한 것입니다.
| 구분 | 보증금이 막힌 경우 | 권리금이 막힌 경우 |
|---|---|---|
| 청구 상대 | 임대인 | 임대인(신규임차인 아님) |
| 청구 원인 | 임대차계약에 따른 반환청구권 |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 |
| 근거 조문 | 상가법 제9조②, 제6조①⑤ | 상가법 제10조의4③④ |
| 소멸시효 | 10년(민법 제162조①) | 3년(임대차 종료일 기산) |
| 사전 조치 | 임차권등기명령 | 방해 사실·신규임차인 자료 확보 |
표에서 보듯 권리금 보증금 차이는 상대방이 같더라도(둘 다 임대인) 청구의 성격과 시효가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시효 기간의 차이는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이므로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권리금 보증금 차이, 두 청구를 한 소송에서 함께 진행할 수 있을까
보증금과 권리금이 동시에 막힌 경우라면 굳이 소송을 두 번 나눠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청구 원인이 다르더라도 같은 임대차 관계에서 비롯된 분쟁이라면 한 소장 안에 보증금반환청구와 권리금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기재해 병합하여 진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쓰입니다.
다만 병합해서 진행하더라도 각 청구의 소멸시효는 독립적으로 계산됩니다. 보증금반환채권은 10년, 권리금 손해배상채권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이므로, 두 청구를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끌다가 권리금 쪽 시효부터 먼저 지나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더 짧은 시효를 기준으로 전체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임차권등기명령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절차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되는 보전적 성격의 절차이고, 권리금 손해배상청구는 방해행위의 존재와 손해액을 주장·증명해야 하는 본안소송입니다.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쳐 보증금 쪽 권리를 안전하게 확보해 둔 다음, 권리금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증거를 차분히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하면 두 절차가 서로 발목을 잡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증금만 막힌 경우
- 상대는 임대인
- 임차권등기명령으로 권리 보전
- 동시이행 항변권 원리 활용
- 시효 10년
권리금만 막힌 경우
- 상대는 임대인(신규임차인 아님)
- 방해행위 4유형 해당 여부 검토
- 배상액은 낮은 금액이 상한
- 시효 3년(종료일 기산)
실무에서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결국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르다는 점이 권리금 보증금 차이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보증금은 임대차 관계 자체에서 발생하는 반환청구권이고, 권리금은 방해행위라는 별도의 사실관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건물 주인이 중간에 바뀌었다면 청구 상대는 누구인가
임대차 기간 중 상가건물이 매매되어 임대인이 바뀌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보증금이나 권리금 문제를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대항력을 갖춘 임대차의 경우 임차건물의 양수인,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제3조②). 즉 건물을 산 새 소유자가 기존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이어받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보증금 반환 문제든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든, 원칙적으로는 임대차 종료 시점의 임대인, 즉 현재 소유자를 상대로 청구하게 됩니다.
다만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가 건물을 매도하기 전 종전 임대인의 행위로 이미 발생했는지, 아니면 매수 후 새 임대인의 행위로 발생했는지에 따라 실제로 누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매매 시점을 확인해 어느 시점 누구의 행위가 문제인지 먼저 정리해 두어야 정확한 상대방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임대차 종료 시점의 소유자, 즉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 현재 소유자가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건물이 여러 차례 매매되었다면 등기 이력을 통해 최종적으로 누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협의로 해결할 때와 소송으로 갈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
보증금이든 권리금이든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과의 관계, 남은 절차의 시급성, 증거 확보 정도에 따라 협의로 해결하는 편이 더 빠를 때도 있습니다.
협의 단계에서는 내용증명으로 요구 사항과 근거 조문을 명확히 밝히고, 응답 기한을 정해 상대방의 태도를 확인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임대인이 구체적인 반박 없이 시간을 끌기만 한다면 협의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신호로 보고 법적 절차로 넘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보증금 쪽은 임차권등기명령처럼 비교적 신속하게 결론이 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 협의가 지지부진할 때 권리 보전 수단으로 먼저 활용하기 좋습니다. 반면 권리금 손해배상은 방해행위가 있었다는 사실과 손해액을 주장·증명해야 하는 본안소송의 성격이 강해서, 협의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오히려 증거를 더 꼼꼼히 모은 다음 소송으로 넘어가는 편이 결과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협의와 소송을 병행하며 시효가 임박하지 않았는지를 계속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의가 길어지는 사이에도 소멸시효는 계속 진행되므로, 협의 중이라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소 제기나 지급명령 신청 등으로 시효를 중단시켜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서를 쓸 때 반드시 확인할 문구
협의를 통해 보증금이나 권리금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면, 합의서에 어떤 문구를 넣느냐에 따라 이후 분쟁의 소지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두 가지를 동시에 정리하는 합의서라면 각 항목을 분리해서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먼저 지급 대상과 금액을 항목별로 구분해서 적어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분과 권리금 손해배상분을 하나의 금액으로 뭉뚱그려 적으면, 나중에 어느 항목이 얼마인지를 두고 다시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급 시기와 방법, 지급이 지연될 경우의 처리 방안도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청산 조항, 즉 합의서에 명시한 사항 외에는 서로 추가로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을 때는 그 범위를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보증금과 권리금 중 한 가지만 다루는 합의서인데 청산 조항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적으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다른 쪽 청구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두 청구 중 어느 부분이 이번 합의의 대상인지, 남은 청구가 있다면 그 권리가 그대로 유지되는지를 문구로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원상복구비용 상계 주장이 나오면 달라지는 것
임대인이 보증금이나 권리금 지급을 미루면서 원상복구 비용이나 밀린 관리비를 이유로 상계나 공제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타당한지, 어느 금액에서 얼마를 공제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할 쟁점이어서 이 글에서 깊이 다루지는 않지만, 상계나 공제 주장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보증금이나 권리금 청구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임대인이 구체적인 근거 없이 막연하게 '공제할 게 있다'는 이유로 반환을 미루는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보입니다. 이럴 때는 임대인에게 공제 항목과 금액의 산출 근거를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근거가 불명확하다면 우선 지급을 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대응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이후 소송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증거로 남겨야 하는 자료 체크리스트
보증금이든 권리금이든 결국 소송이나 협상 국면에서는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아래 항목을 미리 챙겨 두면 어느 쪽 청구든 대응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어느 쪽 청구가 됐든 소송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임대인의 주장에 대응하는 논리도 훨씬 명확해집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권리금 보증금 차이는 단순히 용어의 차이가 아니라 청구 상대, 근거 조문, 소멸시효, 준비해야 할 증거가 전부 달라지는 구조적인 차이입니다. 두 사례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스스로 판단이 잘 서지 않거나, 두 가지가 동시에 막혀 있어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혼자 서류를 준비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전체 그림을 그려 보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특히 두 청구의 시효가 서로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단을 미루는 동안에도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증금은 돌려받았는데 권리금만 막혔다면 임대인에게 '권리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나요?
아니요, 정확히는 '반환'이 아니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권리금 계약은 원래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므로 임대인이 권리금 자체를 돌려줄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절하거나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등으로 회수를 방해했다면, 그 방해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됩니다. 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종료 당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이 상한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권리금 돌려달라'는 표현 대신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표현으로 요구 취지를 명확히 정리해 두면 협의든 소송이든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습니다.
Q.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신규임차인에게 가게를 넘겨주고 나가도 안전한가요?
곧바로 가게를 비우고 나가면 기존에 갖고 있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이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를 마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기존 권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이후 건물을 비워 대항요건을 상실하더라도 이미 취득한 권리는 유지됩니다. 명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쳐 두는 것이 안전한 순서입니다.
Q. 권리금 손해배상과 보증금 반환, 소송을 따로 해야 하나요 함께 해야 하나요?
반드시 나눠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임대차 관계에서 비롯된 분쟁이라면 하나의 소송에서 보증금반환청구와 권리금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쓰입니다. 다만 두 청구의 소멸시효가 각각 10년과 3년으로 다르게 계산되므로, 준비 기간을 정할 때는 더 짧은 권리금 쪽 시효를 기준으로 일정을 잡아야 어느 한쪽 권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소장 하나에 두 청구를 함께 적더라도 각 청구원인과 청구금액은 항목별로 나누어 특정해야 법원이 심리하기에도, 나중에 승패를 따지기에도 명확합니다.
Q. 임대인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하면 어떻게 대응하나요?
임대인이 연락을 피하거나 소재가 불분명하더라도 소송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증명이 반송되더라도 발송 사실 자체는 기록으로 남겨 두고, 소송에서는 주소보정이나 공시송달과 같은 절차를 통해 재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 시효가 다가오고 있다면 잠적을 이유로 청구를 늦추기보다는 서둘러 소를 제기해 시효를 중단시켜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증금과 권리금 중 어느 쪽이 막혔는지부터 정확히 진단받아 보세요. 상황에 맞는 대응 순서를 안내해 드립니다.
02-591-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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