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서 주겠다"는 임대인 — 분할 지급 합의, 그냥 믿어도 될까
권리금 손해배상 협상에서 임대인이 분할 지급을 제안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분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안전장치 없는 분할 합의는 "떼일 권리를 나눠 가진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두 가지 장치를 정리합니다.
안전장치 없는 분할 합의가 위험한 이유
분할 지급 합의는 임차인 입장에서도 매력이 있습니다. 소송을 평균 10~14개월(법도 권리금소송센터 수행 사건 기준, 사안·법원 일정에 따라 다름) 끌고 가는 대신 빨리 마무리할 수 있고, 임대인의 자금 사정상 일시 지급이 어려운 경우 현실적인 타협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합의서가 단순 각서 수준일 때입니다. 임대인이 첫 몇 회만 지급하고 중단해 버리면, 임차인 손에 남는 것은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적힌 종이뿐입니다. 그 종이만으로는 임대인의 재산을 강제로 집행할 수 없어서, 결국 합의금 청구 소송을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시간을 아끼려던 합의가 오히려 시간을 늘리는 결과가 됩니다.
안전장치 1 — 기한이익 상실 조항
기한이익이란 채무자가 정해진 기한까지 돈을 나눠 갚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합니다. 분할 지급 합의는 임대인에게 이 기한이익을 주는 것입니다. 기한이익 상실 조항은 임대인이 어느 한 회차라도 지급을 지체하면 그 이익을 잃고, 남은 금액 전부를 즉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약정입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임대인이 3회차를 연체해도 임차인은 그 3회차분만 청구할 수 있을 뿐, 아직 기한이 오지 않은 잔여 회차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체가 반복될 때마다 회차별로 쫓아다니며 청구해야 하는 소모전이 되는 것입니다.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넣을 때는 상실 요건을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몇 회차든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않으면 별도 통지 없이(또는 일정한 최고 후) 기한이익을 상실한다는 점, 상실 시 잔액 전부와 지연손해금을 함께 지급한다는 점, 지연손해금의 이율 약정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상실 여부 자체가 새로운 다툼거리가 됩니다.
안전장치 2 — 집행권원 확보
기한이익 상실 조항이 "전부를 청구할 권리"를 만들어 준다면, 집행권원은 "그 권리를 강제로 실현할 힘"을 만들어 줍니다. 집행권원이란 확정판결처럼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는 문서를 말합니다. 집행권원이 있어야 임대인이 지급을 어겼을 때 별도의 소송 없이 임대인의 예금채권이나 다른 임차인들에 대한 임대료채권 등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같은 집행 절차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확보하는 방법
소송 중이라면 — 화해·조정으로 조서에 담기
진행 중인 소송에서 분할 지급 조건으로 화해하거나 조정이 성립하면, 그 내용이 조서에 기재됩니다. 재판상 화해조서·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일반론이므로, 임대인이 어기면 바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 합의가 들어오면 소를 취하하고 따로 합의서를 쓰기보다, 법원 절차 안에서 조서로 남기는 쪽이 안전합니다.
소송 전이라면 — 집행력 있는 문서로 만들기
소 제기 전 단계라면,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가 담긴 금전지급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활용됩니다. 다툼의 여지가 적은 사안이라면 지급명령(독촉절차)을 활용할 수도 있으나, 상대가 이의신청하면 통상의 소송으로 이행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어느 방법이 맞는지는 사안의 다툼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불이행 시 — 집행권원으로 압류·추심
집행권원을 확보해 두었다면, 연체와 동시에 기한이익 상실 조항에 따라 잔액 전부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건물주라면 임대료채권이라는 비교적 뚜렷한 집행 대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할 지급 합의서 조항 점검표
| 조항 | 확인할 내용 | 빠졌을 때의 위험 |
|---|---|---|
| 총액과 명목 | 배상금 총액, 돈의 명목(권리금 손해배상금)을 명확히 기재 | 액수·성격을 둘러싼 2차 분쟁, 세무 판단 불확실 |
| 회차·기일·계좌 | 각 회차 금액, 지급기일, 입금 계좌를 특정 | "이번 달 안에 주겠다" 식 공방 반복 |
| 기한이익 상실 | 연체 시 잔액 전부 즉시 지급, 상실 요건과 통지 방식 | 회차별로 따로 청구해야 하는 소모전 |
| 지연손해금 | 연체 시 적용 이율 약정 | 연체에 대한 압박 수단 부재 |
| 집행권원 | 화해·조정조서 또는 집행 승낙 문구 있는 공정증서 등 | 불이행 시 소송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함 |
| 기존 청구권 유보 | 합의 불이행 시 원래의 손해배상 청구권 관계를 어떻게 할지 명시 | 합의로 원 청구권 정리 여부가 불분명해짐 |
합의 전 마지막 확인 — 청구권의 토대
분할 합의는 어디까지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이 성립한다는 전제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임대인의 방해행위(신규임차인에 대한 권리금 직접 요구, 현저히 고액의 차임·보증금 요구, 정당한 사유 없는 계약 거절 등) 증거와 신규임차인 주선 자료가 탄탄할수록 협상에서 요구할 수 있는 조건도 좋아집니다. 반대로 입증이 약하면 임대인이 합의 자체를 뒤집으려 들 수 있습니다.
합의서 문구는 한 번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기한이익 상실 조항의 요건, 집행권원의 형태, 기존 청구권 처리 문구는 사안에 따라 설계가 달라져야 하므로, 서명 전에 전문가 검토를 거치는 것이 가장 싼 보험입니다. 법도 권리금소송센터는 2010년부터 15년 넘게 부동산 관련소송 7,000건 이상을 다뤄 왔습니다. 무료 전화상담 02-591-5657로 합의서 초안을 점검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대인이 써 준 지불각서만으로는 부족한가요?
지불각서는 채무를 인정하는 증거로서 의미가 있고 시효 중단(승인)의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지급을 어기면 결국 소송을 거쳐야 하므로, 화해·조정조서나 집행 승낙 문구가 있는 공정증서 형태로 만들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소송 중인데 임대인이 분할 지급을 제안했습니다. 소를 취하해야 하나요?
합의만 믿고 소를 먼저 취하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법원 절차 안에서 화해나 조정으로 분할 조건을 조서에 담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의 집행권원을 확보하면서 합의할 수 있습니다. 취하 여부와 순서는 반드시 조건 확정 이후에 판단해야 합니다.
Q. 기한이익 상실 조항은 어떻게 적어야 하나요?
어느 회차든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의 효과(잔액 전부 즉시 지급), 통지가 필요한지 여부, 지연손해금 이율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상실 여부를 두고 새로운 분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사안에 맞춘 문구 설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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